“초승달”

한 지혜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왕의 명을 받고 이웃나라에 보내졌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는 약간의 불화가 있었기 때문에 근심하던 터였습니다. 그래서 이 지혜자를 보내어 두 나라 사이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이웃나라에 도착한 지혜자는 그 나라 왕에게 선물을 드리며 말했습니다.

“대왕께서는 보름달이십니다.”

지혜자가 이웃나라 왕에게 보름달이라 했다는 소문이 퍼져서 자기 나라에까지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지혜자는 이웃나라 임금에게 자기나라 왕은 초승달이라고 말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왕은 화가 났습니다.

뭐… 내가 초승달이라고?

초승달은 이제 막 시작되는 초하루의 달이 아닌가…

초하루의 달은 구경조차도 할 수 없는 아주 조그마한 달인데…

내가 겨우 그런 초승달이라고…

그런데… 뭐, 이웃나라 왕은 보름달이라고…?

이러한 소문은… 왕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습니다.

“그 자를 빨리 소환하라!” 왕이 벼락같은 호령을 했습니다. 왕은 분노가 풀리지 않아… 씩씩거리면서 지혜자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지혜자는 돌아오자마자 즉시 붙잡혀서 옥에 가두어졌고 문책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혜자가 자기나라 왕 앞에서 소문에 대한 변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받았습니다.

“임금님! 제가 이웃나라 임금에게 보름달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뜻으로 한 것입니다.

즉, 보름달은 이미 끝났다는 것입니다.

보름달은 이미 찰대로 차서… 이제부터는 점점 기울기 시작하는 달입니다.

한마디로 보름달은 죽어가고 있는 달입니다.

보름달은 과거는 있지만… 미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웃나라 왕에게 보름달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지혜자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대왕님을 초승달이라고 불렀습니다. 초승달은 미래가 있고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웃나라는 점점 기우는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점점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보름달과 같은 과거에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초승달처럼 작지만 미래가 있어야 그 삶은 싱싱합니다.

여러분은 어제에 매달려 혹 내일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믿음 안에서 내일의 소망을 꿈꾸는 “초승달 믿음”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5년 7월 10일(금), 오후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