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느 나라에… 자비롭고 인자한 왕이 있었다.

그는… 누구를 만나든지 간에… 먼저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한 왕의 모습을 보고…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참다 못해

이렇게 말을 하였다.

“폐하,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이 머리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에서 가장 귀하신 분은… 폐하이시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폐하께서는… 머리를 함부로

숙이시어 스스로 자기를 낮추시나이까?”

 

* 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를 않았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왕이… 그 신하를 불렀다.

왕은…그 신하에게… 고양이의 머리와, 말의 머리와

사람의 해골을 주면서… 이렇게 명했다.

“자네는… 이것들을 시장에 들고 나가서 모두 다 팔아오게나!”

 

* 신하는…임금이 주신 것들을 들고서… 시장으로 나갔다.

“고양이 머리 있습니다! 말대가리 있습니다!

사람의 해골도 있습니다!”

목청을 높여서… 신하는 장사를 했습니다.

 

*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한 사람이… 고양이의 머리를… 문에 매달아 놓으면

쥐가 없어진다면서… 고양이의 머리를 사갔다.

또 한 사람은…말 머리를 문에 매달아 놓으면…

온갖 귀신들을 쫓는다고 하면서 말머리를 사갔다.

하지만… 사람의 해골은… 아무도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신하는… 해골을 들고 왕궁으로 돌아왔다.

 

* 그 모습을 보면서 임금이… 신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사람의 머리가… 그토록 귀하다더니… 왜

귀한 것을 팔지 못하고… 도로 가져왔느냐?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 함은… 선을 행하고 겸손하게

예의를 지킴으로… 귀하다는 것이 아니겠느냐?“

내가… 모든 사람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은…

내 머리로 하여금 참으로 존귀케 하려 함이니라.”

 

* 임금의 말에… 모든 신하들은 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임금을 본받아서 겸손한 마음으로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섬겼다.

그래서… 나라가 더욱 평화로웠고 화평하였다.

어리석은 자는…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에게 숙이기를 기다린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눅14:11>

 

2018년 9월 7일(금), 새벽묵상